구조와 권위, 그리고 지도의 확실성으로 정의되는 도시들이 있습니다. 반면 어떤 도시들은 기억과 반복, 그리고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경험을 통해 생겨납니다. '망명 도시(The Exile City)'는 이 두 번째 조건에 속합니다. 이는 영토가 아니라 관계 위에 세워집니다.
올아트나우 파빌리온(AllArtNow Pavilion)은 망명을 상실이 아닌, '지속적인 생성의 과정'으로 접근하는 파빌리온을 제안합니다. 이는 고정된 장소가 아니라 이동, 단절, 그리고 다른 곳에서 삶을 영위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형성되는 상태로 구상되었습니다. 망명자는 단순히 대상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고 형태를 창조하는 하나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10년 이상 망명 생활을 해온 세 명의 예술가, [무함마드 알리, 레잔 아랍, 니스린 부카리]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이들은 광주 레지던시 기간 동안 이주의 경험에서 비롯된 신작들을 발전시켰습니다. 작가들은 자신의 전기를 서사로 제시하기보다, 이주가 어떻게 지각, 기억, 그리고 공간적 경험을 변화시키는지를 탐구합니다. 이들의 작품은 만남, 망설임, 그리고 인지(인정)를 통해 맥락과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 나가는 '장소와 장소의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큐레이토리얼 접근은 장기적인 협업과 현장 제작(on-site production)에 기반합니다. 파빌리온은 건축, 리듬, 사회적 환경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 한국의 한 기관 내부에서 진행됩니다. 전시는 고립된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또 다른 문화적·공간적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적 실천의 과정으로 구상되었습니다.
다마스쿠스에서 설립되어 이후 스톡홀름으로의 이주와 재배치를 통해 재구성된 올아트나우의 역사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 관계를 지속하고 적응하며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어 나갑니다.
'망명의 도시'는 변화를 반복, 적응, 그리고 의미의 점진적인 발전 과정으로 간주합니다. 어떤 해결책이나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이주가 새로운 관계의 방식이 되는 공간을 창조해 냅니다.
대화와 만남의 프로그램이 동반되는 이번 파빌리온은 전시를 넘어, 불확실하고 미완인 상태로 남아있는 조건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연결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탐색합니다.